추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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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7 R U ready 2 sew?
1995년 대학교가 설립되었던 해에 학교신문에 한 광고가 실렸다. 광고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R U ready 2 sew? 세상이 너무 갈라졌어, 많은 사람들이 불평만 합니다. 여기 적은 사람들이 모여서 조용히 바느질을 배우려 합니다. 그리고 조금 후에 우리는 갈라진 세상으로 나가려 합니다.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저희는 지금 배우고 있습니다." Why not change the world? 라는 학교의 슬로건은 가슴을 뛰게 했다. 사실 사람들이 꿈을 물으면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고 할 때 네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뀔 것 같아? 라며 비웃었다. 사실 맞는 말이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바꿀 수 있다면 누가 세상을 바꾸지 않겠는가? 광고에서 말하듯이 갈라진 세상을 보고 변방에 있는 작은 대학에서 ..
2022.07.10 -
#20190528 오늘 우리의 만남을 잊지 않길 바래
2월에 대학교라는 공동체에 속하게 되고 정말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이어나가게됐다. 새내기팀을 만났고 어느새 첫 만남 이후 100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이곳에서의 첫학기를 최고의 순간순간들로 만들어준 형과 누나에게 감사하고 청춘 속에 나타나 준 동기에게도 감사하다. 이기주 시인의 에서 어머니를 링거액으로 비유하는데 가끔 우리 대학교 사람들도 링거액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뚝, 뚝..한 방울 한 방울 자신의 몸을 소진해가며 후배와 새내기를 살찌우고 다시 일으켜 세우니 말이다. 사랑과 섬김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는 이 순간순간이 축복이다. 쳇바퀴 같은 삶을 살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으로 나온 필자에게 있어 그대와의 만남은 단순한 조우일리가 없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선사하는 기적일지도 모른다. 아니, 확..
2022.07.10 -
#20201221 눈발이 흩날리던 어느 날
눈발이 흩날리던 2020년 12월 21일 육군 논산훈련소로 향했다. 아들의 입대를 배웅해주기 위해서 귀한 시간을 내주신 부모님과 그곳을 향하던 길, 짧게 깎은 머리는 왜 이렇게 어색한지 계속 만졌다. 근처 휴게소에서 갈비탕을 먹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모자를 쓴,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사람이 많았다. 어느 부모님은 벌써 울고 계셨고, 어느 부모님은 유쾌하고 덤덤하게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다. 우리도 나름 덤덤했다. 어차피 가야 하는 군대이기에 빨리 다녀오고 싶었고, 어렸을 적부터 익숙했던 독립적인 생활에 늘 빠르게 적응했었기에 말이다. 그렇지만 마음 한쪽으로는 정말 답답하기도, 불안하기도, 긴장하기도 했다. 20대 초반 꽃다운 청춘에 끌려가는 군대이니 누군들 행복하게 갈 수 있으리라. 사실 부모님..
2022.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