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8. 11:57ㆍHeal the World(문학)
서론
무엇이든 시작이 중요하다. 누구한테 배우느냐가 평생을 좌우할 정도로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주식 세계에서도 마찬가지, 기본이 중요하다. 투자의 기본을 다지기 위해 피터 린치의 <월가의 영웅>, 워렌 버핏의 <워렌 버핏 바이블>,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등 다양한 명저를 읽었다.
그러던 중 한국에는 이와 비슷한 책이 없을까 하여 찾아보았다. 그러던 중 자신을 '주식 농부'라고 소개하는 박영옥 투자자를 알게 되었다. 그가 쓴 책 <주식투자 절대 원칙>은 그렇게 시작한다.
본론
저자는 본인이 스스로 투자 생활을 이어오며 깨달은 절대 원칙 10가지를 10계명에 빗대어서 표현한다.
투자 1계명 '투자자의 시선을 가져라'
가계, 기업, 국가 중 가장 고성장하는 섹터인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며 돈을 지불한다. (중략) 그러니 기업의 주주가 되어 다시 가져와야 한다.
기업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변화, 성장, 쇠퇴한다. 내일의 주인공이 될 새로운 유망기업이 속속 탄생한다. 그러한 변화의 한복판에서 성장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나의 자본을 배치해 두는 것이 바로 주식투자다. 즉, 내가 가진 돈을 주식회사라는 성장의 버스에 태우는 것이다.
위의 문장을 통해 워렌 버핏의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해야만 할 것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성장하는 곳에 나의 자본을 배치하는 것이 주식투자라니 얼마나 명료하면서 멋진 말인가! 이어서 그는 무언가에 투자하면 여러 이유로 등락을 거듭하지만 결국 그 기업이 가진 본질에 수렴한다고 말을 한다.
네이트 실버의 책 <신호와 소음>에서도 얘기하였듯이 세상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도 모르고 그 수많은 정보 가운데 우리는 소음이 아닌 신호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한 소음으로 인해 주식의 가격은 올랐다 내렸다 하겠지만 중요한 신호에 따라, 다시 말해 그 기업이 가진 본질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는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 본질이 아니며 본인이 생각하는 본질에 관해 이야기한다.
내가 눈여겨봤던 기업의 가능성이 폭발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는 순간이 온다. 여러 유혹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지속했던 나의 노력에 빛을 바래 수익으로 이어진다. 이렇듯 기업과 동행하고 소통하면서 그 결과 탄생한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 주식투자의 본질이자 묘미, 보람이다.
실제로 주식 투자를 하면서 어느 정도의 수익이 나면 부정적인 사람은 내게 주식 투자는 불로소득이라며 투기꾼들을 다 벌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럴 때마다 과연 정말 주식 투자가 불로소득일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관점의 차이겠지만 내 입장에서 보았을 때 건강한 투자자들은 주식에 투자하는 초반부에 수없이 많은 공부를 한다. 이 책의 저자 박영옥 또한 기본 2, 3년은 공부하고 길게는 10년 이상도 바라본다고 말한다.
숱한 어려움이 있지만 투자한 기업이 계속하여 성장하고 인정받는 순간이 오면 수익으로 이어진다. 그가 말하였듯 동업자의 정신으로 기업과 소통 및 교류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내어 얻어낸 성과를 공유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주식투자의 본질이지 않은가.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람이 아니고, 이런 사람이 진정한 '투자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문장이다.
투자 2계명 '부화뇌동하지 마라'
박영옥 저자는 뚝심 있는 투자를 지향한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주식을 사고파는 그런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몇 년에 걸쳐 기업을 공부하고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매수하는 그런 사람이다. 그는 주가의 등락에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사람을 향해 주가의 흔들림에 따라 마음이 덩달아 흔들리는 이유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주식을 사고파는 행위에만 관심을 두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그의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처음에는 그날의 주가에 따라 하루의 기분이 결정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결국 주가는 소음일 뿐이며 가격은 기업이 지닌 본질에 수렴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위기'에 대한 시각도 바뀌었는데, 때마침 저자도 이에 관해 이야기한다.
위기를 통해 체득한 또 한가지 진실은 위기는 반드시 극복되며 위기야말로 오히려 기회라는 점이다. 오히려 위기가 지나면 더 강하게 살아남을 기업을 더 강하게 보유한 채로 그 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
'태풍이 온다고 어떤 농부가 밭을 버리고 도망치겠는가'라는 비유를 통해 저자는 위기를 두려워말고 오히려 그런 위기 가운데서 살아남을 기업을 보유하라고 이야기한다. 조금 전에 나는 위기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는데 그 시작점은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이었다. 코로나라는 세계적인 전염병의 등장으로 주식 시장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주식을 매수하기에 아주 좋았던 순간이었다. 즉, 위기에 대해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되려 기업을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세일처럼 느껴지게 된 것이다.
투자 3계명 '아는 범위에서 투자하라'
기업의 기초체력(질문 1-3)과 기업의 본성, 그리고 성향(질문 4-6)에 대한 6가지의 질문을 던진다.
질문 1. 기업이 속한 산업의 향후 전망은 어떠한가(5년 정도)
질문 2.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한가(간단해야 할 것)/무엇이 그들을 1등으로 만들었는가
질문 3. 재무구조가 안정적이고 심플한가
질문 4. 적정한 수준의 배당을 해왔는가
질문 5. 공시를 성실하게 했는가
질문 6. 경영자가 누구인가(사명감, 열정, 절박함 등이 두루 필요하다)
몇 가지의 인상 깊은 내용이 있었다. 우선 기업의 기초체력에 대한 질문을 보면서 내가 속한 투자 동아리가 떠올랐다. 우리 동아리에서는 기업에 투자할 때 3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것은 바로 '펀더멘탈, 성장성, 그리고 산업'이다. 질문 1, 2, 3을 보면 산업, 성장성, 펀더멘탈과 유사하다. 또한 인상 깊었던 것이 배당에 관해서였다.
배당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다양한 섹터에 가운데 성장주 위주의 개별 종목과 ETF로 분산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배당에 또한 관심이 생겨 일부분을 투자한 것인데, 저자는 '배당'을 상당히 강조한다. 그가 계속 강조하는 '배당을 꾸준히 했다는 것은 일을 열심히 했다는 긍정적인 신호이며 앞으로도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투자 4계명 '투자의 대상은 기업이다'
해당 챕터는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다. 그중 하나가 외국인과 관련된 내용이었는데 저자는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을 소개해준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전자의 몇 퍼센트를 외국인이 가지고 있을까? 무려 약 52%(2021년 8월 기준)다. 2020년에 받아 간 배당금만 7조 6천억 원이라고 하니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박영옥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돈을 제일 잘 버는 기업에서 종업원들이 피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국민이 가전, 휴대전화를 사면서 열심히 성장시킨 회사의 과실 절반 이상을 외국인이 수확한다고 지적한다.
중간에는 왜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살짝 다룬다.
IMF 이후 양상은 매우 달라진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기업소득 증가율은 16.5%에 달한다. 반면, 가계 소득 증가율은 2.3%로 완전히 주저앉았다. 가계소득증가가 물가인상률도 따라잡지 못하는 형편이다.
기업은 점점 부자가 되고 있고, 가계는 점점 가난해지고 있다. 우리의 자본을 증식시키기 위해서는 성장이 있는 곳에 배치해야 하는데 그곳이 바로 기업이다. 이번에 펩시의 실적 발표가 떠오른다. 펩시는 13% 성장했는데 그중 1%만이 진짜 성장이고 나머지 12%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의 인상이었다. 즉, 기업의 부담을 가계에 전가한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삼성전자 이외의 다른 회사들은 어떠할까. 저자는 2020년 11월 기준 주요 기업의 외국인 지분율을 소개한다. 네이버 55.9%, LG 화학 42.3%, 현대차 31.3%, LG 생활건강 45.6%, NC 소프트 48.1%, 포스코 50.9% 등등이다. 이에 저자는 기업이 우리 국민을 상대하고 물건을 팔아 벌어들인 돈을 외국인들이 다 가져가고 있으며 우리 국민이라고 한들 대주주, 기관을 제외하면 일반 국민의 지분은 상당히 낮음을 지적한다.
투자 5계명 '주주는 기업의 주인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어디가 1등이고 2등이냐하는 순위 자체가 아니다. 1등 기업을 만들어낸 핵심 요인이 무엇이었는지를 명확히 짚어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이 변화하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핵심 요인이 여전히 유효한지 끊임없이 체크해야 한다.
이것이 투자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우량주 위주의 안전한 투자도 물론 좋겠지만 그 회사가 지금의 위상을 만들어낸 이유를 분석하고 앞으로도 유효할지 계속해서 확인해야만 한다.
투자 6계명 '투자한 기업과 동행하며 소통하라'
투자할 기업을 고르고 동행하기 위한 조건으로 저자는 5가지를 제시한다.
- 경쟁력 있는 1등 기업
-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
- 건강한 재무구조와 좋은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
- 열린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
-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기업
우리가 집중해야 할 일은 언제 올지 모르는 위기를 애태우며 기다리기보다는 그 위기를 힘차게 뚫고 갈 기업을 찾는 쪽이다. 나의 미래를 믿고 맡길 만큼 든든하고 의지할 만한 기업들을 찾는다면 위기는 또 다른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된다.
실제로 조정장인 지금, 오히려 세일기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존경하는 세계적인 동기부여 연설가인 토니 로빈스 또한 억만장자 게리 바이너척과의 대화에서 '위기'를 강조한다. 그의 책 '돈의 본능'에서도 언급하는 것이 바로 겨울(위기)을 활용하는 것의 중요성이다. 위기는 언제든 오고 이것이 두려워 사람은 주식시장을 떠난다. 하지만 박영옥 저자와 토니 로빈스 모두 인정하는 것이 바로 위기는 결국 극복된다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낙관론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역사에 기반한 현상을 이야기할 뿐이다. 지금의 조정장은 1, 2년이 아닌 10, 20년을 보았을 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가 결국 지금 집중해야 하는 것은 '위기'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위기를 이겨내는 '기업'임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투자 7계명 '기업의 성장주기에 투자하라'
저자는 개인이 여러모로 기관에 대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원하는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기다릴 자유, 즉 시간과 자유의 측면에서 그렇다고 말이다. 이에 나는 <월가의 영웅>으로 유명한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린치가 떠올랐다. 그 또한 개인이 유리한 면이 있음을 이야기했는데 이 둘의 이야기를 통해 주식시장이 기관의 놀이터라고 불평만 하지 말고 경쟁우위를 스스로 살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다.
투자 8계명 '주식투자는 농사다'
주식에 임하는 자세를 농부에 자주 빗대어 주식과 이에 임하는 자세를 설명한다. 해당 장에서는 농심(농부의 마음) 투자가 무엇인지 직접 말해준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기업을 발굴하고 매사에 겸영의 정신으로 파트너를 존중하며 적대적이기보다는 우호적으로 공생, 공영하는 길을 찾고 영속적 기업의 가치에 근거한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하며 노력한 대가만큼의 기대수익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투자한다." 그의 가치관에 주식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임하는 자세와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문장이라 기억에 남는다.
투자 9계명 '투자 기회는 항상 있다'
한국 기업이 세계적인 정세를 빠르게 따라가는 일종의 fast follow에서 이제는 그것을 이끄는 first move로 변신하는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에 저자는 배당소득분류세 인하 등으로 기업의 배당 성향을 늘리고 기업의 이윤을 투자자와 공유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변화하는 시대에 첫째, 차녀가 취업했으면 하는 회사. 둘째, 돈이 있다면 인수하고 싶은 회사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이어서 그는 다음의 문장으로 마무리한다.
"훌륭한 투자자는 미래에 속한 사람이다. 비전을 갖고 미래를 상상함과 동시에 현실을 반추하며 숫자를 직시한다."
투자 10계명 '올바른 마음으로 크게 생각하라'
마음 그릇이 돈 그릇보다 커야 한다. 최근에 읽은 <김형석의 인생문답>, <부자의 그릇>에서도 이야기하는 것이다. 박영옥은 내 마음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고요해지고, 그렇게 고요하고 밝은 눈이 되어야 좋은 기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 그는 투자자가 존경받는 사회를 꿈꾸며 책을 끝마친다. 그러한 방법으로 배당정책 개선, 상속 증여 관련 세제 개선, 금융 범죄 처벌 강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등을 소개하며 말이다.
글을 마치며
박영옥의 <주식투자 절대 원칙>은 '농부'에 빗대어 표현하는 그의 모습을 통해 주식 시장에 임하는 자세를 다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식 시장을 처음 접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책을 통해 저자는 단순한 시세차익을 목표로 접근하는 사람이 아니라 진심으로 많은 이가 깨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
투자자가 존경받는 사회. 상상만 해도 정말 멋진 사회다. 개인이 구매하는 기업의 제품을 통해 기업을 계속하여 성장하고, 이익을 투자해 준 투자자들에게 다시금 나눠주는 그러한 선순환의 모습을 나도 기대한다. 각자의 경제적 자유와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며.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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