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2. 16:03ㆍTo be a Game Changer/세상을 바꾸는 시간
필자는 시간이 될 때마다 서점에 가, 책들을 생각 없이 둘러보고는 한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 베스트셀러 코너에 에세이가 많아졌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깊은 사실 및 통찰을 다루는 책들이 아닌, 상대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를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특히 '위로 및 감성'을 주제로 하는 에세이가 많았는데 그 중 한 권의 책이 필자의 눈에 사로잡혔다. 제목이 특이해서였는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였다. 아직 해당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흥미로웠기에 이 책을 쓴 작가의 강연을 집중하면서 들을 수 있었다.
백세희 작가는 본인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나서 크게 2가지가 바뀌었다고 말한다. 첫째, 부모님의 빛을 다 갚게 되어 항상 웃음꽃이 피어계신다는 점. 둘째, 세상에 본인과 같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며 위로와 아픔을 동시에 느낀다는 점. 하지만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나의 우울을 나만의 방법으로 다루게 되었다”라는 점이다. 동시에 “우울증은 누구나 인생에 한번쯤 겪는 감기와 같다”라는 말에 동의하기가 힘들다고 말한다. 그녀는 우울증은 감기보다는 난치병이라고 생각한다. 나을 수는 있으나 쉽게 낫기가 어렵다. 약, 시간, 그리고 각자의 방법으로 관리해야하는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이다.
사실 본인 또한 우울증 이야기를 입 밖으로 내뱉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놀랐었다. 본인의 이야기를 책으로 쓸 정도면 나름 담담(?)하게 우울증을 받아들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에 그녀는 주변에서 “너만 우울해? 나도 우울해”라고 반응할까봐, 또 나의 우울증 이야기를 굳이 알고 싶지도 않은 그런 한심함과 지겨움이 되어버릴까봐 두려웠다고 고백한다. 이어서 우리는 각자의 우울한 이야기, 우울증이 있지만 만약 그것을 ‘우울증’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단일화시킨다면 점점 우리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타인에게 고통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숨기기만 한다면 마음이 곪아갈 것이다. 그 때문에 우울을 지겨워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우울을 지겨워하거나 한심해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고 백세희 작가는 다짐한다.
‘공감’의 결여가 나은 사회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인간이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각자는 부족함이 있고, 공허함이 있으며, 우울함이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감정들이 가치가 없고 의미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 세상은 냉정하다. 살아남기 위해서 본인이 느끼는 우울한 감정은 잊어야하고 극복해야하는 것이며, 안 그러면 이 사회에서 사라질 것이다(도태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각자 살아남기 위해 ‘감정’의 중요성을 점점 하찮은 것으로 치부한 것이고, 본인의 삶을 살기도 바쁜데 다른 사람들의 우울한 이야기까지 들어줘야 할 이유를 모르게 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공감’의 결여에서 파생된 것으로 생각한다. 요즘 강연을 듣고 책들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공감’의 힘, 어쩌면 그 위대함이다. 아직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강연자들과 작가들은 미래 사회의 핵심 키워드를 열거하는데 그 중 공감은 항상 중복된다. 귀찮을 정도로 반복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인데, 이런 역지사지의 마음이 점점 사회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정확하게는 잊혀가고 있다).
공감의 가치에 또다시 집중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우울한 이야기에 경청하고, 그 전에 나 자신의 이야기에 먼저 귀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하였다. ‘우울’이라는 감정을 부정적으로만 여기지 않고 공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바라보며 어떻게 공생할 것인지를 고민해봐야겠다고 결심하였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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