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4. 22:55ㆍTo be a Game Changer/세상을 바꾸는 시간
'말'은 누군가에게는 별 볼 일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모든 것일 수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교류를 중심으로 사회를 형성한다. 그러한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말이기에 말의 중요성에 대한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유무의 차이는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말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말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를 읽으며 말의 중요성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던 중 어느 날 문듯 말보다 그러한 말을 담고 있는 '말 그릇'에 시선을 돌렸다. 그러던 중 한 강연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는데 바로 오늘 이야기를 나눌 김윤나 작가의 '말 그릇을 키우는 비법'이다.
"사람마다 말을 담아내는 그릇이 있는데, 그 크기는 다 다릅니다." 그렇다. 어떤 이의 말 그릇은 장독대와 같이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갈 정도로 크며, 어떤 이는 소주잔과 같이 말 그릇이 작다.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우선 이 세상은 넓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며, 그 때문에 각자의 말그릇의 크기 또한 다양하다는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녀는 사람이 말하는 스타일을 크게 2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피구형, 그리고 다른 하나는 캐치볼형이다. 감이 빠른 사람들은 이미 알겠지만 피구형의 사람들은 본인의 말을 상대가 어떻게 받는지에 관심이 없으며 나만 화끈하게 말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반면 캐치볼형의 사람들은 본인의 말을 상대가 잘 받을 수 있도록 조절하는 힘을 가진 이들이다.
강연자는 말 그릇이 큰 사람들의 특징이 '캐치볼을 할 줄 안다'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피구형인 사람들을 만나도, 상대방의 말을 잘 받아낼 수 있는 것이 말 그릇이 큰 사람들의 특징이다. 다들 학창 시절 피구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잠시 그 당시를 떠올려보자. 피구를 시작하면 처음엔 모두 상대가 던진 공을 피하지만(가끔 처음부터 공을 잡겠다는 친구들이 있기는 있다!), 정말 최후의 승부처에서는 공을 피하고자 도망가지 않고 자리에 서서 공을 받아내고자 한다. 말 그릇이 큰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말 그릇이 큰 사람 또한 상대방이 던진 공을 딱 받아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그렇다면 이런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말 그릇이 큰 사람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내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상대방의 말이 아닌 상대방을 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강연자는 2가지를 기억하라고 얘기한다. 첫 번째는 상대방의 모진, 상처가 되기도 하는 말에도 “나를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야”를 기억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저 사람에게도 좋은 의도가 있었어”라는 것이다. 이것이 말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사람의 마음을 받아내는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이어서 그녀는 모든 사람에게는 말의 의도라는 ‘원석’이 있다고 말한다. 이것을 말로 꺼내는 유통과정 가운데 오해가 생기는 것이기에, 말 그릇이 큰 사람들은 유통과정을 넘어서 이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원석이 무엇일지를 찾아본다. 원래 가졌던 좋은 마음을 말이다. 정말 맞는 말이라고 느꼈던 것이, 원석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지 않은가. 원석을 다듬는 것과 관련하여 아무런 지식과 기술이 없는 이에게 주면 그저 하나의 돌에서 끝날 것이고, 조각가 또는 기술자에게 주면 전 세계에 하나뿐인 아름답고도 소중한 보석 또는 조각상이 되기도 한다. 말 또한 마찬가지다. 말하기 전에 마음속에 있는 말을 어떻게 유통, 가공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듣기에 거북한 말이 되기도, 본래 의도했던 것보다는 훨씬 아름다운 표현이 되기도 한다. 강연자의 비유에 필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번 기억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말의 의도라는 원석이 있으며, 겉모습(말의 표현, 비언어적 표현 등)보다는 본질(의도)에 초점을 맞추자!
오늘 강연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사람의 말에 걸려 넘어지지 말고, 사람을 보며 앞으로 나아가자.' 말은 기술의 문제 이전에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는 강연자의 말씀이 정말 인상 깊었다. 정말 그렇다. 물론 말의 기술 또한 존재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찬양인 한웅재 목사님의 '소원' 중 한 구절이 떠오른다. "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보다 여기 오름직한 동산이 되길" 그동안 말을 활용하여(논리적인 척하며) 상대방의 기를 죽이는 필자의 화법에 뼈아프게 큰 반성을 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주고받는 캐치볼의 화법에 익숙해져야겠다고 다짐하였다. 말 그릇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강연자는 '마음이 자라면 당신의 말이 자랍니다'라고 답하였다. 그렇다. 스스로의 마음을 넓히며, 저 높이 솟은 산이 되기보다 동산이 되기를 소망한다.
오랜만에 말, 그리고 더 나아가 말 그릇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해볼 수 있었기에 감사하다.
잠시 멈춰서서 각자의 말 그릇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그 크기를 키울 수 있기를. 사랑이 넘쳐나기를.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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