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 돈 공부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정선용,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저자

2021. 9. 12. 13:37To be a Game Changer/세상을 바꾸는 시간

어느덧 상병이다. 처음 자대에 전입을 와 며칠 만에 혹한기 훈련을 벌벌 떨며 뛰었던 이병 때의 필자가 벌써 8개월 전이라니. '앞으로 남은 시간을 보지 말고 지나온 시간을 보면 시간이 정말 빠르다'라는 말을 격하게 공감하는 하루하루다. 과거의 삶을 정리하고 현재를 점검하며 미래를 계획하고자 오랜만에 다이어리를 꺼내 본다. 때는 바야흐로 2020년 12월, 다이어리의 한쪽 편에는 'ARMY D-DAY! 성경 통독, 독서 100권, 자격증 취득!'이라고 적혀있었다. 성장과 도전을 그토록 좋아하던 필자였는데 군생활이 만만치가 않다 보니 그때의 열정을 지키기가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네트로피 2.0>에서 말한 것과 같이 변화와 창의성을 위해 매일 새로운 것들에 스스로를 노출하고자 했었기에 시간을 내어 사지방에서 세바시 강연을 찾던 중 한 영상이 눈에 들어왔다.

 

4개월만에 시청한 정선용,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저자의 강연

 

바로 정선용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작가의 강연이었다. 그의 책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는 경제 및 돈 서적에 빠진 필자에게 매우 익숙한 제목의 책이었다. 비록 지금은 <어떻게 살 것인가>, <공정한 경쟁>, <비트코인은 강했다> 등의 책을 읽고 있느라 그의 책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꼭 읽으리라 계획 중이었던 책인 만큼 관심이 많았었다. 홀린 듯 그의 영상을 눌러 4개월만에 세바시 영상을 시청하였다.

 

그는 25년간 대기업의 평범한 회사원처럼 살아오다가 휴일 전날인 2020년 9월 30일 퇴직을 권고받게 된다. 다음 날 휴일에 회사에 나와 지난 세월 동안 몸 바쳐 일했던 회사에서의 짐을 정리하는데 바나나 박스 3박스가 나왔다고 했다. 모든 짐을 챙겨 집에 가는 그 순간이 정말 허무했다고,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과 비교가 되어 더욱 공허했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러던 중 집에 와 짐을 정리하다가 아내랑 TV를 보는데 한 채널에 빠져들었다고 말한다.

 

부모님과 함께 거실에서 봤던 나훈아의 언택트 공연

 

필자처럼 생생하게 기억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바로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다. 정선용 작가는 나이를 많이 먹고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무대를 기획하고 즐기며 인생 또한 그렇게 살아가는 나훈아의 모습을 보고 퇴직을 하여 외로이 절망에 빠진 자신의 모습과 대조되어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한다. 무엇이 그의 당당함을 만들어냈을까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졌고 그의 자신감은 문화자본가로서, 즉 저작권료 등을 포함한 '자본'으로부터 나온다고 판단하였고 이후 돈 공부를 시작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는 한 가지를 깨닫는다. 바로 돈이 우리의 삶 속 깊숙히 들어와 있다는 점, 우리가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사실은 불행의 바닥에 돈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말이다. 지난 세월 간 돈보다는 일에 집중하였던 이유 또한 무의식적으로 돈을 죄악시하는 마음 때문이었음을 깨닫는다. 실제로 세바시 강연을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대부분 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 또는 관점이 존재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말한다.

 

"사람들은 돈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이만큼도 안해요"

돈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는 사람들

 

강연을 들으며 이 부분이 정말 인상 깊었다. 필자가 다니고 있는 학교의 이념은 Why not change the world인데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수없이도 고민해봤었다. 하나님께서, 세상이, 나의 부모님이 내게 준 나의 재능, 즉 talent는 무엇이냐며 말이다. 그러던 중 수많은 도구의 하나인 ‘돈’이 떠올랐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돈의 힘은 상당히 영향력이 있다. 그 때문에 세상을 바꾸는 다양한 방법의 하나가 돈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 또한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한 위험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직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돈 공부를 시작한 정선용 작가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현실 직시'와 '승리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어떤 얘기인지 잘 모른다면 채정호 교수의 '짝퉁 긍정에 속지 마세요'를 참고 https://gamechanger2020.tistory.com/67)

 

#12 짝퉁 긍정에 속지 마세요, 채정호 가톨릭대학교 교수

군대에서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온 지 어엿 100일이라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었다. 군대에 가면 인생과 삶에 대한 생각을

gamechanger2020.tistory.com

 

정선용 작가는 마지막으로 '당신이 돈 공부를 해야 하는 당위성을 깨닫고 난 이후에도 가난하게 사는 건 당신의 잘못'이며, 본인은 아직 비록 돈 공부를 통해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인 삶은 바꿨다고 고백한다. 이후 돈 공부를 통해 꼭 세상을 바꾸시기 바란다며 강연을 마친다.

 

그의 강연을 들은 후 한 생각이 들었다. 돈 공부를 통해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그는 본인의 세상을 바꿨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수많은 방법을 고민해왔던 필자라고 하지 않았는가. 수 없는 생각과 질문 끝에 우선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정말 세상을 바꾸기 전에 자신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결국 우리 한명 한명이 자신의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건 곧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시작하라. Right now-!

 

우리는 자본주의라는 게임에 던져졌다. 자본주의가 현존하는 최적의 시스템이냐에 대한 논의는 아직 말이 많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분명하다. 우리는 현재 자본주의라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것. 부정하고 싶어도 어쩔 수가 없다. 잔인하더라도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인지하고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아남아야 한다. 정말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이건 '생존'의 문제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어 유흥을 즐기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여 경고하지만, 우리는 돈 공부를 해야 한다. 자본주의라는 현실에 던져졌는데 본인이 사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조차 모른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그리고 주변에 돈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함께하라. 속물적이고 물질주의적이라며 비난하지 말아라. 불공평하고 잔인한 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처량하게 발버둥 치고 있는가. 10년, 20년, 30년..그리고 인생을 마무리 지을 시점이 되었을 때 지난날을 돌아보며 정말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대견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한 번뿐인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그리고 그저 살아남기 위해.

 

모두, 돈 공부 해라.

 

God Bless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