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20. 11:08ㆍHeal the World(문학)
군대를 입대하면서 세운 여러 목표 중 하나는 독서였다.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하기에 군대에서 시간을 내어 평소 사회에서 읽을 시간이 없어 못 읽었던 관심 분야의 책들을 읽으리라 다짐했었다. 군대를 먼저 입대한 친구에게 훈련소 준비물들을 물어봤었는데 의외의 답변이 '책을 챙기라'는 것이었다. 학창 시절 책 읽는 것을 싫어하던 친구였는데 갑자기 책을 챙기라고 하니 적잖이 당황했었다. 심지어 한 권도 아니라 최대한 많이, 본인은 2권 정도 챙기기를 권한다고 했다. "난 너만 믿는다"며 무한 신뢰를 보여주고 2권의 책을 챙겼는데, 한 권은 아버지께서 주신 <골든 크로스>였고 다른 하나는 대학교 선배 누나께서 생일선물로 사주셨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즐거움>이었다.
그중 오늘은 <골든 크로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경제 전문가 최경영과 애널리스트 이광수가 함께 쓴 <골든 크로스>는 투자 안내서다. 초반부에는 우리가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후에는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자산 투자를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는 주식과 부동산에 대해 다룬다.
필자의 경우 '비난'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비난은 당연히 나쁜 것이지 누가 좋아해?'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면, 정확하게는 비난하기를 즐기지 않는다고 해야겠다. 다시 말해 무언가를 깎아내림으로써 본인의 우월감을 느끼고 화풀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은 실로 비난과 비판의 선이 지워지는 느낌이지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현재의 문제점을 인지하되 결국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도 살아남는 방법을 스스로 치열하게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골든 크로스> 단순히 현재 사회 시스템의 문제점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이 상황은 어떤 상황인지, 어떻게 포지션을 취해야 하는지 등을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조언해주는 책이었다는 점에서 인상 깊게 읽을 수 있었다. 그중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본주의 체제의 우려에 대한 답을 쓴 구절이 인상 깊었다.
그렇다면 과연 투자를 하라는 것인가, 말라는 것인가? 모순적이지만 진심으로 말한다. 투자하라. 고민해서 하라. 냉철한 머리로 투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살라.
자본주의에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것이 존재했던 적은 없다. 과열된 경기와 침울한 침체. 탐욕과 공포 사이의 변주곡 바깥으로 <설국열차>처럼 자본주의가 완전히 탈선했던 적은 없다. 자본주의는 자신을 물처럼 갖가지 형태로 변형시키며 존재해왔다. 근본적인 대책 없이 그저 현실로 존재해온 것, 이것이 자본주의의 가장 큰 장점이다.
- <골든 크로스> p114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이었다. '냉철한 머리로 투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살라'는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명서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가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사실 정책, 체계라는 것이 온전한 게 존재하지 않는다. '최선'이라는 수식어 붙는 것이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 무엇(what)보다 언제(when)가 중요하다.
- <골든 크로스> p119
주식 투자, 언제(when)보다 무엇(what)에 집중하라.
- <골든 크로스> p162
두 개의 문장 또한 정말 인상 깊었는데 그중에서도 주식 투자에 대해서 잠깐 얘기하고자 한다. 주식을 하는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저 '언제보다 무엇에 집중하라'는 말이 얼마나 공감이 많이 되는지 말이다. 흔히들 우리는 말한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 "주식은 타이밍이다" 등등. 하지만 세월이 지남에 따라 수많은 경험이 축적되면 사실 타이밍은 알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결국 그 언제를 의미하는 좁은 시각의 '타이밍'보다는 무엇을 의미하는 넓은 시각의 '성장성'을 보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주식 투자의 성공으로 이끌어준다.
필자의 친구들은 항상 '투자의 필요성'을 설교 수준으로 강조하는 필자에게 크게 2가지 반응을 보이고는 한다. 첫째, 관심 있어 하는 친구들이다. 본인도 주식 투자를 해보고 싶었는데 어떻게 시작하면 되는지, 무엇을 공부하면 되는지 등을 묻는 친구들이다. 둘째. 관심 없어 하는 친구들이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필자는 이들이 참 안타깝다. 물론 본인이 평생 노후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는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왜냐하면 두 번째 부류의 친구들은 '나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라고 말한다. '평범하게 산다'라..
이제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도대체 '평범'이라는 단어의 뜻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과거 세대는 대출을 통해 집을 사고 그 대출을 갚는 과정이 인생이었다. 그 과정 가운데 결혼도 하고, 자식도 낳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의 격차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근로소득만으로는 내 집 마련이 어렵고 '내 집 마련'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된 세대다. 이러니 당연히 N포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나 먹고살기도 바쁜데 결혼은 무슨', '대학교를 졸업해도 취업도 못 하는데 무슨' 등등 계속 포기하는 것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과연 이들의 삶은 평범한 것일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가 상승이 됨에 따라 본인이 소유한 현금의 가치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무인화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는 더더욱 줄어들 것이다. 일자리 감소로 인한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사회경제적인 정책이 실현될 것이고 그중 하나인 기본소득(정치적 스탠스와는 상관없이 이는 필연적으로 실행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이 실행될 것이다. 양적 완화로 화폐의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연쇄반응으로 자산의 가격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다. 자산을 소유한 자와 소유하지 못한 자 간의 부의 양극화 현상은 심해질 것이다. 이는 산업혁명 때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와 소유하지 못한 자 가운데 얼마나 격차가 벌어졌는지 등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암울한가? 하지만 현실이다. 정신을 차려야한다. 현실이 뭐 같다고 고개를 돌려 본인의 일이 아닌 듯 무시하지 말고 두 눈 똑바로 떠서 인지해라. 그리고 행동해라. 당장, 행동하라. 뭐부터 할지 모르겠다면 '돈 공부'를 해라.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해하고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당신이 그토록 원하는 '평범한 삶'을 위해서 지금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라.
다시금 투자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을 하게 해준 <골든 크로스>에 감사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전략. 위기는 모두에게 오지만 오직 준비된 자만이 이를 기회를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모두,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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