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당신의 생각은 과연 옳은가? 유읽남, <올바름이라는 착각>

2022. 1. 23. 15:05Heal the World(문학)

 "진짜와 가짜, 차별과 혐오가 범람하는 혼돈의 시대"

 

 필자는 조던 피터슨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라기보다는, 그를 절대 잊을 수 없는 사건이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2021년 7월경이었다. 일등병 시절 근무 투입을 하고 쉬는 시간에는 흡연하든, TV를 보든, 자든 편하게 쉬라는 얘기에 비흡연자로서 그냥 흘려보내긴 아까운 쉬는 시간이었기에 책을 한 권 들고 갔다. 그 책은 바로 조던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쉬는 시간에 독서는 금지되는 것이었고 직속 상관은 필자에게 교육을 받지 못했냐며 소리를 질렀고, 너무나도 억울하여 몰랐다고 하니 왜 말대꾸를 하냐며 자기가 만만하냐며 책을 집어 던졌다. 도대체 뭐 때문에 혼나는 건지 이해조차 하지 못하던 상황, 그리고 다음에는 지시불이행으로 징계에 가까운 벌점을 부여받기도 하며 상황은 종료되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사건에 그치지 않았고 군 생활에 대한 필자의 태도를 180도 바꾸어놓았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에 필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인분만 하자는 마인드로 군 생활에 임했고 군대의 사고방식, 태도, 그리고 행동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1년 반이라는 군 생활 동안 책 100권을 읽고자 달렸던 순간들도 위 사건부로 주춤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접하게 된 책이 바로 유읽남('유튜브 읽어주는 남자'의 채널 운영자로서, 4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지닌 유튜버다)의 <올바름이라는 착각>이었다. 북카페에서 거닐다가 익숙한 이름의 작가(필자는 유읽남 채널의 구독자다)였기에 가볍게 읽고자 했던 이 책은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올바른 것은 올바른 것이 아니었나?'라는 의문을 들게 해준 유읽남의 <올바름이라는 착각>

 

 '불평불만 가득한 필자에 대한 따끔한 한마디, 그리고 생각의 전환' 필자는 해당 책의 소감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이처럼 표현할 것이다.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는 다음의 인상 깊은 구절들을 함께 보며 나누고자 한다.

 

남을 탓하는 마음은 결국 나에게 최악의 것들만 남겨주었다. 사회를 탓하기 전에 나의 부족함을 먼저 탓해야 하는데, 성인이 되도록 나르시시스트적인 교육만 받아온 오늘날의 청년 세대는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는 겸손함 없이 사회의 변혁과 평등을 위한 급진적인 변화만 주구장창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유읽남, <올바름이라는 착각> p158

 

 첫째, '불평불만 가득한 필자에 대한 따끔한 한마디'다. 작가가 말하듯이 남을 탓하는 마음은 돌이켜보면 결국 좋은 것이 없었다. 실제로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도 무언가를 탓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일종의 안도와 평안을 줬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 쉽게 말하면 본인의 부족함을 먼저 탓하지도 않고 주변의 것들만 탓하는 등 급진적인 변화만을 외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의 아버지께서 종종 해주시는 말씀이 있다.

 

 미국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D. 루스벨트의 부인인 엘리너 루스벨트의 말이다. 그것은 바로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들은 이상을 논한다. 보통 사람들은 사건을 이야기한다. 마음이 좁은 사람들은 사람에 대해 숙덕공론한다."이다.

 

전 미국의 영부인, 엘리너 루스벨트의 모습

 

 사람에 대해 불평불만을 하며 평가를 하는 것은 마음이 좁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그녀의 말은 참 인상 깊다. 지휘관의 부당한 행동에 대해 그것을 해결하는 방안,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 없이 사람과 환경 탓만을 해온 필자에게는 적지 않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런데 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것은 단연 필자 개인만의 문제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의 청년 세대까지 이어지는 해당 문제점에 대해 인지하고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문장이며 필자의 태도에 대한 따끔한 한마디였다.

 

 둘째, '생각의 전환'이다. 사실 이 책 자체가 기존에 생각해오던 그런 틀 자체를 무너뜨린다. 진보만이 옳다고 믿었던 필자의 모습을 돌이켜보고 스스로가 얼마나 위험한 생각을 지녔는지 돌이켜볼 수 있었다(사실 필자는 특별한 정치 색깔은 없으나 고등학교 시절 다양한 사건·사고들로 인해 편협한 시각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은 진보 성향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단순히 진보가 틀리고 보수가 옳다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 무언가를 지지하고자 한다면 해당하는 것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래의 문장들은 필자에게 기존에 생각해오던, 아니 어쩌면 오늘날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와준 문장들이다.

 

당연시했던 생각들이 처참히 무너지는 그 허무함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허무함을 추구해야 한다.

 

냉소적인 사람은 존중, 배려, 존경을 비웃는다. 성공한 사람을 보아도 부정적인 면을 우선 찾으려 한다. 사람뿐만이 아니다. 사회가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점차 발전해온 제도와 관습과 전통을 '악'으로 간주하고,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미숙하고 혼란스러운 사치를 획기적이라는 이유로 추구해야 할 '선'으로 여긴다. 가파르고 높은 산을 오르는 방법에는 한 걸음 한 걸음 열심히 노력해 오르는 방법도 있지만, 산 자체를 무너뜨려 정상을 낮추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 유읽남, <올바름이라는 착각> p79
과도한 동정심이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결코 만만치 않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겪어야 하는 시행착오의 기회를 앗아간다는 데에 있다.
- 유읽남, <올바름이라는 착각> p104
벤 샤피로의 말처럼 서구 사회가 이룩해놓은 예루살렘의 종교적 가치와 아테네의 이성의 기둥들을 동시에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계시와 이성이 역사를 진보케 했다는 그의 말이 요즘 더 와닿는 이유는, 이러한 고전의 가치에 역방향으로 향하는 쇠퇴의 어젠다가 우리 사회를 유토피아로 포장한 전체주의로 끌고 가고 있기 때문이다.
- 유읽남, <올바름이라는 착각> p201
군중은 상대를 죽이고 싶지 결코 용서하려 하지 않는다. 용서는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만이 가능한 행위다.
- 유읽남, <올바름이라는 착각> p250

 

 특히나 책의 79쪽에 있었던 위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각자 추구하는 것이 다르지만 겹치는 것들이 일부 있다. 예를 들면 행복, 취업, 돈, 사랑, 가족 등등. 아무튼 그런 목적을 향해 걸어가는 것을 산을 오르는 것에 비유하는데 실제로 등산을 가봤던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그 과정이 험난하다. 수많은 위험과 걸림돌들이 도사리고 있기에 말이다. 정상에 도달하려면 한 걸음 한 걸음 열심히 노력해서 오르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 무너뜨려서 오르는 방법도 있다는 사실이 적잖이 충격이었다. 사회의 안정을 이끌어온 것들은 '악'이 되고 아직 정립 되지 않은 것들은 '선'이 된다니. 필자가 당연하게 '올바르다'라고 생각하고 믿어왔던 것들이 사실은 아닐 수도 있다는, 다시 말해 '올바름이라는 착각'에 빠져있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충격적이었고 생각과 사고의 전환을 불러일으켰다.

 

 마지막으로 굉장히 재밌고 인상 깊었던 구절을 끝으로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우리는 쉽게 삶의 목적을 행복에 둔다. 그러면 삶의 질은 내가 지금 행복한지, 아닌지에 따라 결정되고, 행복한 상황이 유지되지 않으면 삶은 무척이나 괴로운 것이 된다. 행복을 추구할수록 더욱 괴로운 삶을 사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하지만 삶을 '고통'으로 보고, 자발적으로 어깨에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면, 고통스러운 삶을 꿋꿋하게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악이 존재한다. 그 악은 개인으로부터, 사회로부터, 심지어 자연으로부터 유래하기도 한다.

세상은 모든 존재가 선하고 사랑과 연민이 넘치는 천국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삶의 지향을 오로지 행복에 둔다면 우리는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삶이 고통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며 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우리의 짐을 숭고하게 짊어질 수 있다. 세상의 고통을 줄여보도록 하자.
- 유읽남, <올바름이라는 착각> p150

 

 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면 종종 '행복'이라고 답을 했다. 그것이 '돈', '여자친구', '취업' 보다는 숭고하다는 생각에 스스로에 대한 자만도 조금 있기도 했다. 하지만 위의 문장은 정말 충격을 줬는데 우리가 삶의 목적을 행복에 둔다면 각박한 현실은 굉장히 괴로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삶을 '고통'이라고 바라본다면 괴로운 삶을 버텨낼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을 추구하되 그것이 유일무이한 인생의 조건은 아니어야만 한다. 책에 말하듯이 삶이 고통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짐을 숭고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 아닐까.

 

조던 피터슨에게 빠지고 있는 필자는 그의 책, <12가지 인생의 법칙>과 <질서 너머>를 구입하였다

 

 이에 조던 피터슨은 말한다. "You can wake the hell up. And you can decide that you're going to be the hero of not only your story but of everyone's story. Imagine the noblest ain that you can conceptualize and then sacrifice your life to attempting to attain it(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자신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에서도 영웅이 되겠다고 다짐해야 합니다. 개념화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목표를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그걸 얻기 위해 우리의 삶을 희생하는 겁니다)."

 

 그의 말처럼 개념화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목표를 상상하며 우리 각자의 삶을 희생하는 것. 그리고 삶 자체를 '고통'으로 인식하여 우리에게 주어진 짐을 세상 누구보다 멋지게 짊어지는 것. 그런 삶을 추구하는 여러분들이 되기를 바라며.

 

 God Bless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