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토큰화 혁명과 글로벌 기업들의 생존전략 오태민, <비트코인은 강했다>

2022. 2. 9. 16:28Heal the World(문학)

"결국 비트코인은 신기술이기 이전에 신개념이다"

 

Bitcoin

 

 비트코인은 요즘 정말 뜨거운 감자다.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실제로 필자의 많은 친구, 심지어는 10대의 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그 자체의 성장성에 의심하는 많은 이들은 알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일부 인원들은 인생 역전을 위한 투기에 가까운 투자를 하고도 있지만 필자는 잘 모르는 것에는 투자하지 말자는 원칙에 비트코인, 조금 더 포괄적으로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관해서 공부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께서 관심 있게 보시던 금융 천재 오건영의 <부의 시나리오>를 읽게 되었다. 오건영은 본인의 책에서 기본적인 경제 상식과 더불어 성장과 물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이후의 세계를 4가지의 시나리오를 예상하여 이에 대응하는 투자 방법을 알려준다. 이렇게 대단하신 분들의 책을 읽으면 그들에게 궁금한 것이 늘 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은 어떤 책을 읽었고 그 중 추천해주는 책들은 있을까? 하는 것이다.

 

 때마침 <부의 시나리오> 마지막 부분에 오건영이 독자들에게 본인의 추천 도서를 소개해주는 파트가 있었다. 그중 재밌는 제목이 보였는데 그것은 바로 오늘 다뤄볼 책인 오태민 작가의 <비트코인은 강했다>였다. 바로 서점에 가서 표지와 내용을 잠시 살폈는데 기본적으로 4, 5년 전(2017년)에 나온 책이라 고리타분한 느낌이 없잖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필자의 오해였고 이는 결국 암호화폐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시각을 만들어준 인생 책이 되었다. 아무래도 주변의 기성세대에서는 '경험'을 바탕으로 관점이 형성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무언가를 판단하기에 대부분 암호화폐는 화폐로써 기능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암호화폐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게 시켜주고 화폐라는 관점에서의 비트코인을 다루는데, 필자가 가지고 있던 그 모든 개념과 관점들이 흔들릴 정도로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고 결국 암호화폐에 있어서 새로운 지평을 열게 해준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비트코인이 아닌, '화폐'로서의 가능성과 블록체인에 대한 파급력에 대해서 심도 있게 다뤄 읽는 내내 감탄을 하며 수많은 곳에 밑줄을 긋고 표시를 한 필자의 인생 책, 오태민 작가의 <비트코인은 강했다>를 보자.

 

오태민 작가의 <비트코인은 강했다>

 

 들어가기에 앞서,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간단하게 다루고자 한다. 비트코인이 기반을 두고 있는 시스템이 블록체인이기에 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블록'은 일정 기간 이루어진 거래를 기록한 장부이고, '체인'은 이러한 장부들을 순차적으로 쌓은 것으로 쇠사슬의 Chain에서 유래한 것이다. 블록체인은 장부를 분산 시켜 공개시키는 것으로 기존의 금융거래 시 중간에 개입되어야 하는 제3자의 존재에 대한 의문(신뢰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사토시 나카모토가 고안한 개념이다(사토시 나카모토는 익명의 한 사람으로 2008년 <비트코인 : 개인 대 개인의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내용의 백서 8쪽을 공개하였고 이것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었다). 그러면 비트코인이란 무엇인가. 컴퓨터가 거래의 고시에 참여하여 거래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여 이러한 과정들을 암호화하고 저장하는 동안 CPU와 전기를 소모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과정에 참여하는 이유는 비트코인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만들어지면 그 과정을 함께한 이들에게 비트코인이 제공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채굴, 또는 마이닝(mining)이다. 쉽게 말해 일련의 금융 거래 내역이 수많은 컴퓨터에 의해 정상적인 거래인지 아닌지가 판단되는 그러한 집단지성의 시스템이 바로 블록체인이며 이러한 과정에 에너지를 소모하며 참여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바로 비트코인이다.

 

거래 내역을 '블록'으로 형성하여 '체인'으로 묶는, 분산 컴퓨팅 기술 기반의 데이터 위변조 방지 기술인 블록체인

 

영향을 미쳐야 할 사건이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건 분명한 사건이다.
- 오태민, <비트코인은 강했다> p5

 

 사람들은 늘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 비트코인을 예로 들자면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어느 나라가 채굴을 금지했다, 암호화폐 소유를 금지했다 등의 뉴스들이 쏟아져 나온다. 이제는 비트코인의 시대가 지났다며 부정적인 관점의 기사들이 쏟아지듯 나온다. 처음에는 이러한 부정적인 의견에 무조건 반대를 했지만 최근 들어서면서 오히려 포용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첫째로 무언가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양쪽의 의견을 듣는 포용성이 있어야 더욱 객관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둘째로 이제는 오히려 영향을 미쳐야 하는 사건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더욱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위에서 오태민 작가가 말했듯 영향을 미쳐야 할 사건이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 이것은 정말 분명한 사건이다. 결괏값에는 어떠한 변수들을 대입하여도 말이 되는 듯 보인다. 설령 비트코인의 가격이 단순한 변동성에 의해 떨어진 것일지언정 중국에서 채굴을 금지했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향을 미쳐야 할 사건이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위험에도 큰 타격이 없다는 것이고 그만큼 비트코인이 견고해져 간다는 뜻이기에 분명한 사건으로 와닿는다.

 

독자들이 사건보다는 비트코인의 상태에 주목한다면, 즉 비트코인을 움직이는 뉴스보다 움직이지 못하는 뉴스로 이해한다면 단순한 투자 대상으로 삼는 경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략) 뒤덮인 상처를 볼 때의 경외감을 갖고 이 백전노장의 생명력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비트코인이 무엇이기에 그토록 강한지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 오태민, <비트코인은 강했다> p7

 

 많은 해커가 비트코인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다가 절대 뚫을 수 없는 견고함에 되려 이에 주목하여 열렬한 비트코이너(비트코인을 낙관하는 이들)가 된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정부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행보를 보면 더더욱 이해가 쉬울 것이다. 비트코인이 기반을 두고 있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자체가 탈중앙화(P2P)를 지향하다 보니 중앙 기관인 정부 입장에서는 본인들에게 도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에 많은 정부 기관들이 암호화폐 시장을 무너뜨리고자 했지만, 중국은 이에 실패하여 암호화폐 채굴 금지 등 표면적인 차단을 하였고 미국 또한 실패하였지만 그들은 암호화폐와 공존하는 방향(SEC에서 선물 ETF 승인 등)으로 나아가고 있다. 수많은 공격으로 상처를 입었지만 살아남은 비트코인의 모습에 필자 또한 오태민 작가처럼 결국 비트코인이 무엇이길래 이렇게 강한 것인지 물을 수밖에 없었다.

 

비트코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무엇이라는 열린 틀, 즉 상상력을 잃지 말고 추적해야 한다. 많은 오해는 무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완고한 지식에서 오곤 한다. 상상력이라는 출입구를 잃어버린 지식은 그래서 완고한 이들의 게으른 도피처에 불과할 때가 많다.
- 오태민, <비트코인은 강했다> p17

 

 완고한 지식이 무조건 정답이라고 우리는 단언할 수 있을까? 이에 1995년 유명 토크쇼에 나온 빌 게이츠의 인터뷰 영상을 한 번쯤 봐주길 바란다.

 

1995년 한 TV쇼에 빌게이츠가 나와 인터넷을 설명하는 영상

 빌 게이츠는 인터넷이라는 신개념을 설명해주지만 많은 이들은 되려 그를 바보 취급하며 라디오가 있지 않냐? 녹음기가 있지 않냐? 그리고 커뮤니티에 대해서는 바보들이 모인 채팅방이라며 비아냥거리고 비웃는다. 오태민 작가의 말처럼 비트코인이라는 신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8년 백서에서 개인 대 개인 간의 금융 거래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제 3자의 개입을 없앤 이유 또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기술로 해석해낸 것이지 않은가. 완고한 지식만을 믿으며 기존의 것들만을 고집하는 이들을 오태민 작가의 말 '상상력이라는 출입구를 잃어버린 지식은 그래서 완고한 이들의 게으른 도피처에 불과할 때가 많다'로써 상당히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들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허무맹랑한 시간을 보내며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기술 가치를 낮게 평가했던 스스로에 대해서도 반성해볼 수 있었다.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비트코인이 당장은 별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들이 꽤 괜찮은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 오태민, <비트코인은 강했다> p127

 

 위의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는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비트코인이 당장 별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꽤 괜찮은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니. 처음에는 전혀 이해가 안 되었던 문장이지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이해가 되었다. 잘 사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비트코인은 필요 없거나 투자를 위한 하나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 활용하는 딱 그 정도의 개념일 수 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와 같은 나라들의 국민에게는 삶이 걸려있는 문제다. 우리는 비트코인이 변동성이 심해 화폐로서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있느냐며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라가 수많은 경제, 정치 등의 위기로 힘들어하는 경우 자국 화폐의 가치가 폭락하는 것에 비하면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덜하며, 심지어는 안정되어 보이기까지 한다.

 

터키의 리라화 가치의 폭락과 동시에 급증한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

 

최근 터키의 리라화가 폭락하면서 터키 자국 내의 암호화폐 시장이 엄청나게 과열되었던 적이 있다. 당장 이것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폭락하는 자국 화폐로 인해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가난해지는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은 꽤 희망이 되지 않을까? 관점의 전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준 문장이다.

 

다음은 이외에도 인상 깊었던 문장들이다.

 

이제 비트코이너들은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주는 뉴스보다 영향을 주지 못하는 뉴스들에 주목해야 할 때이다.
- 오태민, <비트코인은 강했다> p150
화폐는 돈 그 자체가 아니다. 신용의 총량이고 신용은 빛이다. 그리고 신용은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자체가 아니라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만들어질 시스템 전체게 주목해야 한다.
- 오태민, <비트코인은 강했다> p256
비트코인의 다른 이름은 돈의 인터넷(the internet of money)이다. 인터넷의 돈(the money of internet)이 아니다.
- 오태민, <비트코인은 강했다> p345
누군가의 비용을 투입하여 생산했다면 금이건 담배건 비트코인이건 쓸모와 상관없이 화폐로써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튤립 열풍의 교훈을 따르자면 비용을 투입한다 해도 생산량이 무한정 늘어나서는 안 된다. 비트코인은 생산량 증가율이 사전에 계획되어 있고 생산량이 갈수록 줄어들어서 화폐로서의 속성을 한층 높였다. (중략) 화폐는 남들이 가치를 부여하는 대상에 가치를 부여하는 신뢰 시스템이기 때문 (후략)
- 오태민, <비트코인은 강했다> p247

 

 결국 화폐라는 것은 서로 간의 합의와 신뢰에 기반하여 거래하는 매체다. 오태민 작가가 말했듯 누군가의 비용이 투입되어 생산된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화폐로써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얘기하는 튤립 투기 사건과 구분 짓기 위해서는 생산량이 무한정 늘어나서는 안 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비트코인은 생산량 증가율이 다 계획되어 있고 채굴의 난이도 또한 가면 갈수록 어려워지기에 오히려 이상적인 화폐의 기능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한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 극단적인 입장 차이가 드러난다. 생각해보면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지 10년 조금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우리는 초창기의 자산에 얼마나 많은 기대를 거는 것인가. 또 어떠한 이유에서 정부가 비트코인을 그렇게 무너뜨리고자 했는지, 하지만 어떤 결괏값이 나왔는지 다시 한번 천천히 톺아보면 좋을 것 같다. 사실 비트코인에 대한 수많은 공격과 우려, 그리고 질타는 결국 하나의 '기대'에 기반한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이 그저 지나가는 하나의 밈, 또는 개념이었다면 우리는 이렇게 비트코인을 경계하는 정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 수많은 비난과 공격 가운데서도 살아남은 비트코인은 힘은 또 얼마나 강한 것일까?

 

 오태민 작가의 <비트코인은 강했다>는 정말 필자에게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확신과 함께 미래의 세상에 대해 상상해볼 수 있도록 도와준 인생 책 중 한 권이다. 그의 책을 통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관점의 전환을 체험할 수 있었으며 그러한 과정 가운데 새로운 것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의 책을 마치며 과연 필자는 빠르게 트렌드에 올라탄 것일까, 아니면 늦은 걸일까 자문하였는데 이에 대해 오태민 작가는 말한다.

 

"사실 우리는 지금도 많이 늦었다."

 

 스스로 돌이켜보며 앞으로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길 바란다. 또한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의향이 있거나 세상을 그렇게 뜨겁게 달구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오태민 작가의 <비트코인은 강했다>를 강력히 추천한다. 여러분의 앞날에 축복이 함께하기를 바라며.

 

 God Bless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