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주식투자에서 상식으로 성공하는 법, 피터 린치 <월가의 영웅>

2022. 2. 5. 14:57Heal the World(문학)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린치’가 쓴 주식투자의 고전!'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가이자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Peter Lynch)

 

 오늘 다뤄볼 책은 투자자들을 위한 필독서 중 하나로 손 꼽히는 피터 린치의 <월가의 영웅>이다. 우선 작가를 알아보자면 피터 린치는 1944년 미국 매사추세츠 출신으로 보스턴 대학교 재학 시절 플라잉 타이거 항공 주식으로 5배의 수익을 거두며 등록금을 벌게 되었고 이후 투자에 입문하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피델리티라는 투자 회사에 취업을 하였고 주식 분석가로 일하다가 1977년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가 되었다. 이후 그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연평균 수익률 29.2%를 기록하며 최종적으로는 펀드의 규모를 13년간 660배 성장시키는 기염을 토해낸다.

 

이후 그는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주식 투자의 철학과 원칙을 <월가의 영웅>에 담아 출간하고 1년 뒤 돌연 은퇴를 선언하였다. 2천 개가 넘는 종목코드를 알고 있었으나 정작 딸의 생일을 몰라 충격에 휩싸여 1990년 47세라는 이른 나이에 은퇴를 하게 되었고, 결국 그는 투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적인 인물로 되었다.

 

피터 린치의 책,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의 <월가의 영웅>은 다른 일반적인 책들과 다르게 새로운 관점과 견해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그는 개인 투자자가 기관들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고 얘기를 한다. 우리는 대게 기관 투자자들이 일반인(일명 개미)에 비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하지만 피터 린치는 오히려 아마추어 투자자가 유리하며 전문가의 말을 귀담아듣지 말라고 얘기한다(나중에는 기관 투자자가 적게 들고 있는 종목이 투자하기에 적기라는 말도 한다). 처음에는 그의 말이 이해가 안 되었지만 그가 말하길 일반인들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으로 스스로 종목 선택할 수 있으며, 제한도 없고 동시에 텐베거(Ten bagger : 10루타, 즉 주가가 10배 상승하는 것을 의미)가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더욱 유리하다고 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러한 것이 기관 투자자들의 경우 대부분 시장을 이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개인 투자자들은 전업투자자가 아닌 이상 굳이 시장을 이기는 퍼포먼스를 만들 이유가 없기에 어떠한 시장과 상황이 오더라도 버틸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있기에 어쩌면 개인 투자자들이 더 유리할수도 있겠구나 생각하였다.

 

 또한 그는 주가가 상승하고 나서야 뒷북치는 전문가들과 다르게 우리 같은 아마추어들은 일찌감치 발견해 눈여겨본다면 엄청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그 과정 가운데 주식 투자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내심, 자신감, 상식, 고통에 대한 내성, 초연함, 고집, 겸손, 유연성, 독자적으로 조사하려는 의지, 실수를 기꺼이 인정하는 태도, 전반적인 공포감을 무심하게 넘어갈 수 있는 태도를 강조한다. 주식 투자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주식 시장은 절대 쉬운 곳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심리, 생각, 그리고 돈 등이 얽히고설킨 곳이기에 피터 린치가 말하듯 인내심, 자신감, 의미, 유연성 등의 것들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러한 자질과 확신이 없다면 최악의 시점에서 모든 희망을 저버리고 자산을 마구 팔아치움으로써 주식 시장의 제물로 희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개미들이 돈을 잃는 이유를 다루는 재밌는 글이 떠올랐다. 그 내용은 대게 많은 이들이 이미 상승한 주식을 고점에 매수하고 이후 가격이 하락하면 공포에 떨며 손해를 보면서 매도한다는 내용이었다. 왜 그들은 그러한 판단을 내릴까? 우리는 고점 매수 저점 매도를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그러한 것을 확신할 수 없지만 피터 린치가 강조한 자질과 확신이 있더라면 이러한 것들을 어느 정도는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주식의 종류를 저성장주, 대형우량주, 고성장주, 경기순환주, 회생주, 자산주로 나눈다. 예를 들어 저성장주는 경제성장률을 따라가는 크고 오래된 회사들, 대형우량주는 연간 10~12%의 수준으로 서행하는 주식을, 고성장주는 연간 20~25%로 커가는 작고 진취적인 기업으로 정의한다. 각각의 특징과 종류별로 투자를 하기 위한 종목 선정 방법을 다루는 내용이 인상깊었다. 말로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와 같이 직접 공식을 이용하여 눈으로 보여주는 것이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조금 더 복잡한 공식을 사용하면 배당까지 고려해서 이익성장률을 구할 수 있다. 장기 성장률(12%)을 구하고, 배당수익률(3%)을 더한 뒤, PER(10)로 나누면 된다. 즉, (12+3) / 10 = 1.5
 1보다 작으면 부실하고, 1.5면 양호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찾는 것은 2 이상인 주식이다. 성장률이 15%고, 배당수익률이 3%며, PER이 6배인 회사는 무려 3이 나온다.
- 피터 린치, <월가의 영웅> p317

 

 우리가 투자를 하는 데에 있어서 추구해야 할 것들 뿐만 아니라 피해야 하는 것들 또한 다룬다. 우선 피터 린치는 가장 인기 있는 업종 중에서도 세간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주식을 피한다고 밝힌다. 그 이유는 이들이 가치 기준을 벗어나 빠르게 상승하지만, 높은 주가를 지탱하는 것은 막연한 희망과 공허함이라 상승할 때만큼이나 추락하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제2의'라는 수식어를 싫어한다. 또한 주식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12가지의 틀린 생각을 지적하는데 이는 '내릴 만큼 내렸으니 더는 안 내려', '바닥에 잡을 수 있다', '주가는 반드시 회복한다', '사지 않아서 엄청 손해 봤네', '주가가 올랐으니 내가 맞고, 주가가 내렸으니 내가 틀리다' 등의 것들이다. 위의 생각들은 투자자들이 흔히 저지를 수 있는 보편적인 실수와 착각들인데, 이를 지적하여 단순히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양'해야 할 것들도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익이야말로 진정으로 중요한 유일한 성장률이기 때문이다.
- 피터 린치, <월가의 영웅> p347

 

 그렇다면 피터 린치가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익'이다. 오늘보다 내일의 가치가 올라가는 이유는 결국 이익과 자산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많이 이들이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인 주가수익비율(PER)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우선 PER은 해당되는 기업의 주가와 수익의 관계를 숫자로 표현한 것으로 투자자의 초기 투자금액을 회사가 다시 벌어들이는 데 걸리는 햇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애플의 경우 현재 PER이 약 28인데 필자가 1,000만 원을 투자한다면 이를 다시 회사가 벌어들이는 데 약 28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PER을 고려하면서 그는 투자하기에 좋은 기업을 다루는 비결로 다음의 것들을 언급한다. 저성장 업종에서 20~25%의 적당한 속도로 성장하는 회사, 틈새시장을 확보한 회사, 부채가 없는 회사, 곤경에 빠졌다가 회생하는 회사, 계속해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회사, 기관투자자의 보유량이 없거나 적은 회사, 내부자가 주식을 매입하는 회사 등등이다.

 

장기 투자도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밈

 

 장기적으로는 투자 과정에서 드는 비용과 노력, 그리고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연 복리 12~15%의 수익을 추구하라고 한다. 이를 위해 포트폴리오 설계가 중요한데 피터 린치가 말하길 자기가 강점이 있는 특정 분야에 조사하는 모든 기준을 충족하는 흥미로운 전망이 발견된다면 해당 종목을 모두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다. 손실 위험 축소를 위해 자금을 골고루 배분하고 주식과 해당 이야기를 끊임없이 점검하며 상황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거나 제외할 것을 강조한다. 여기서 또한 흥미로웠던 것이 필자가 다른 글에서 종종 언급했던 투자학회의 투자자문 선배님께서 강조하셨던 것과 비슷한 내용을 피터 린치가 다루었기 때문이다. 그는 3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그것은 바로 트렌드, 성장성, 그리고 스토리다. 거시적인 관점으로 우리 세상이 어떤 트렌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각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강점에 기반하여 어느정도의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기업이 가진 이야기를 강조한다. 특히나 이야기, 즉 스토리의 경우 피터 린치는 매번 각 종목마다 그 기업이 가진 비전과 성장성 등에 대해 혼자 스토리텔링하듯이 브리핑을 했다고 하는데 필자의 학교 선배님께서도 종종 학회에서 직접 스토리텔링을 하셨던 모습이 떠올랐다.

 

 시장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장기간 보유할 주식으로는 비교적 이익률이 높은 종목을, 그리고 성공적인 회생주 중에서는 비교적 이익률이 낮은 종목을 발굴해야 한다.
- 피터 린치, <월가의 영웅> p353
 우리가 주식을 산 다음 주가가 오르내리는 것은 똑같은 제품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사람도 있고, 더 낮은 가격을 지불하려는 사람도 있다는 뜻에 불과하다.
- 피터 린치, <월가의 영웅> p426

 

주식 투자의 길라잡이와도 같았던 오늘의 책

 

 처음에는 30년도 더 된 오래전의 이야기가 과연 지금의 필자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실제로 초반부에는 피터 린치가 본인이 다뤘던 종목들을 얘기해 주는데 정말 아는 종목들은 손에 꼽을 정도라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고민이 되었었다. 하지만 필자의 고민이 무색하게 400쪽이 넘는 책을 흥미롭게 읽어나가며 투자의 원칙은 시간을 초월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필자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하나, '간접 체험'이다. 소설의 경우에는 상상력을 펼치며 스스로 새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으며, 에세이의 경우 필자가 접하지 못한 사건들을 따뜻하고도 잔잔하게 풀어가는 작가의 표현으로 마음의 따뜻함을 느낄 수가 있다. 이번에 읽은 피터 린치의 <월가의 영웅>을 통해 그의 값으로 책정할 수 없는 본인의 경험과 지식, 관점을 접하고 배울 수 있어서 큰 의미가 있었다. 단순히 머릿속으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직접 가르침을 행하고 평범한 원칙을 장기간 철저히 지킨다면 실제로 놀라운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피터 린치의 말을 되새기며, 오늘도 묵묵히 나아가야겠다.

 

 God Bless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