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내가 창문 사진을 모으는 이유, 이종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임연구원

2020. 11. 17. 19:20To be a Game Changer/세상을 바꾸는 시간

'내가 창문 사진을 모으는 이유'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강연자를 봤는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이종원 전임연구원이셨다. 물론 창문이 건설과 건축에서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왜 이분은 창문 사진을 모으시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강연을 들었다.

 

세바시에 출연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종원 전임연구원

 

강연자는 창문을 통해서 우리 집안 에너지의 30%가 빠져나가기에 창문은 그만큼 중요한 요소라고 말한다. 이후 그가 에너지 빈곤 가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야기를 관중들에게 얘기해준다. 우선 에너지 빈곤 가구는 전국의 130만 가구 정도로 추산되며 전체 소득에서 10% 이상을 에너지 비용으로 쓰는 사람을 얘기한다(예를 들어 월급 100만원 중 전기세, 가스세, 수도세 등 에너지 비용에 10만원 이상 쓰는 경우 에너지 빈곤 가구에 해당).

 

2018년 무더운 여름이 찾아와 재난경보 문자가 계속해서 왔지만 그는 크게 걱정이 되지 않았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에어컨을 틀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의 기사 제목이 마음을 움직였는데, '찜통이 된 방에서 깨어나지 못한 아내 체온은 42도였다'는 기사였다. 이후 강연자는 자신이 얼마나 주변에 무관심했는지 뒤돌아보게 되었다.

 

기사 '찜통이 된 방에서 깨어나지 못한 아내 체온은 42도였다'의 한 사진

 

이후에는 자신의 전공인 건축을 어떻게 활용하여 빈곤을 없앨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오랜 고민 끝에 사진을 모으기 시작하였다. 사진 안에는 많은 증거와 데이터가 숨어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미지넷을 개발한 페이페이 리 스탠포드대학교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다 함께 인류가 발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TED 강연중인 페이페이 리

 

페이페이 리 교수의 말처럼 데이터는 분명 중요하다. 특히 현재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이 늘어났기에, 데이터 기반의 유무는 큰 차이를 불러일으킨다. 강연자는 한달에 수백장에 달하는 사진을 수집중인데, 전국에 있는 130만의 빈곤 가구에 비해선 미미하지만 이러한 꿈을 꾼다고 하였다. 이런 사진 하나하나가 결국에는 데이터 씨앗이 될 것이고, 이 데이터 씨앗 속에서 언젠가는 더위에 힘들어하지 않고 추위에 떨지 않는 에너지 빈곤이 언젠가 사라질 것이다라는 꿈을 말이다.

 

물론 과학이 세상을 바꿀 수 있지만, 과학 혼자만의 힘으로는 어렵다고 그는 말한다. 모두가 힘을 모을 때 세상을 바꿀 수 있기에, 데이터들을 모아 공공연구를 하고 있는 주변 과학자, 연구원 등에게 데이터 씨앗을 심어줘달라고 얘기한다. 그런 씨앗이 나무가 되고, 열매가 되어갈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고 과학을 발전시키자. 마지막으로 강연자는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사진 한 장이 그저 한 장의 창문 사진에 불과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사진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소중한 데이터 씨앗이며 그것을 통해 언젠가는 에너지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빅데이터도 언제는 데이터 씨앗이었다

 

강연자의 자세 및 발상이 참신하고도 인상 깊었다. 이상(학문 이론)과 현실(현재 사회) 사이에는 분명 괴리감이 있다. 누구는 이상만을 좇다가 절망적인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기도하고, 누구는 현실에만 맞춰 사느라 이상으로 나아가지를, 즉 발전하지를 못한다. 하지만 강연자의 경우 이러한 이상과 현실을 융합하기 위해 작은 행동(데이터 씨앗 모으기)을 직접 실천한다. 필자 또한 인류 사회를 위해, 세상을 바꾸는 귀한 동역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 어떤 것을 할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게 된 강연이었다.

 

더 나아가 요즘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강연강연자의 말씀처럼 분명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작은 데이터라고 할지라도, 그러한 데이터들이 하나하나씩 모인다면 정말 의미있고도 큰 데이터를 모을 수 있다. 전도서 4장 12절 말씀이 떠오른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해당하는 말씀처럼, 각자의 데이터가 작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 함께 연합하여 서로 격려하고 한 걸음 한 걸음 의지하며 내디뎌 만드는 우리 꿈,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할 우리의 데이터는 그 어떠한 것보다 찬란하고 단단할 것이다.

 

전도서 4장 12절 말씀

'한 사람의 열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걸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위해 데이터 씨앗을 심는 그대들이 되기를 바란다.

 

God Bless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