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20. 22:06ㆍTo be a Game Changer/세상을 바꾸는 시간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속 키팅 선생님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의술, 법률, 사업, 기술, 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다.”
정재찬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교수는 우리가 나이가 들면 어떠한 것을 해야 한다고 말씀을 해주시는데, 그것은 바로 '공부'다. 그는 살아보다 보니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얘기한다. 또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나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있어, 자신의 차지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망한 인생일까?
이에 그는 말한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게 더 낫다.’라고 말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또한 좋은 말이지만, 어쩌면 “길이 있는 곳에 뜻이 있다”고 생각하는 삶도 좋은 삶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길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꽃길로만 가라는 말을 썩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만약 남이 자신보고 “꽃길로만 가세요”라고 말하면 내가 할 일은 남이 곱게 만들어놓은 꽃을 짓밟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듣고 odg라는 유튜브 채널이 떠올랐다. 악동뮤지션의 수현이 나와 아이들과 자존감과 관련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영상이다. 서로 말을 주고받다가 수현이 아이에게 꽃길만 걸으라고 하지만 아이는 "꽃길만 걸으면 꽃이 죽는데"라는 말을 하여 충격받는다. 관용어구로만 생각해왔던 표현의 색다른 면을 볼 수 있음과 동시에 남들이 만들어놓은 꽃길을 걷는 것보다 그것의 기본이 되는 흙길을 개척하는, 즉 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강연자는 밖의 길도 중요하지만, 안의 길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향후 진로가 궁금하다면 세상의 직업들을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본인 속의 길, 즉 먼저 ‘나’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그런데 그것을 하기 가장 좋은 나이가 아이러니하게 인생의 중년 이후임을 밝히며 이제는 정말 내 안을 들여다보기 위한 진짜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강연자는 문정희 시인의 <나무학교>를 낭독한다.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로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 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나무는 수백년이 지나도 그 세월을 속에 새겨놓았기에 티를 내지 않는다. 젊음을 감싸안으면서 나이테가 커지는 것이지, 젊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게 바로 성숙이다. 정말 나이 든다는 것은 ‘나이테처럼 젊음을 감싸안고 한해 한해 나이를 더 먹어가면서도 여전히 내년은 더 푸르렀으면 좋겠다, 더 울창했으면 좋겠다, 어른으로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이었으면 좋겠다’이다. 이를 위해선 공부를 멈춰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어떠한 필요를 위해서 해왔기에 미웠던 것이다. 이제는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해야 할 때라며 강연을 마친다.
기독교에서의 중요시하는 가장 큰 2가지 계명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이 모두 정말 중요하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어느 날 필자 스스로 물음을 던졌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 말고도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하나만 뽑아보라면?" 필자의 답은 '나 자신을 사랑'이었다. 자신을 우상으로 섬기라는 뜻이 아니라, 자신을 공부하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다른 이들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을 사랑'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강연자의 마지막 말처럼, 우리는 '공부해야 할 때'이다. 삶에는 끝이 있으나 앎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대 자신을 사랑하고, 공부하면서, 그 누구보다 아름답고 찬란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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